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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질문의 방향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요] 1. GPT에게 문장을 고쳐달라 했을 뿐인데, 질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gtpmore 2025. 5. 24. 15:08

문장을 고치려면, 내가 뭘 말하고 싶은지부터 정리해야 했다

처음엔 단순했다. GPT에게 문장을 고쳐달라고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좀 자연스럽게 써줘", "조금만 부드럽게", "더 명확하게 말해줘" 같은 식으로. 그런데 자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GPT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바꿨지?" "이건 너무 딱딱하지 않아?" "조금은 감정이 느껴지게 해 줄 수 없어?"

그렇게 자꾸 묻다 보니, GPT에게 요청하는 방식이 점점 바뀌었다. 단순히 "자연스럽게"라는 말보다, "조금 덜 공격적으로", "읽는 사람이 바로 이해할 수 있게",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고 정리되게" 같은 식으로. 말이 달라졌다는 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조금씩 정리되었다는 뜻이었다.


카테고리 이름 하나 정하려다, 질문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새로 만들 카테고리 제목을 정할 때였다. 처음엔 그럴듯해 보이는 말들이 떠올랐다. "GPT 이후의 통찰", "구조화된 질문의 시작", "전환의 언어". 하지만 GPT는 이런 피드백을 줬다. "너무 추상적입니다. 무슨 내용인지 바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시 GPT에게 물었다. "이 표현, 너무 멋 부린 건 아닐까?" -> "강요하는 어조처럼 들리진 않을까?" ->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GPT는 때때로 의도도 잘못 파악했다. 그럴 때면 내가 먼저 구조를 잡아 설명해 줬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이건 내가 구조화된 질문을 정리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글이야. 기능 소개 같은 정보 전달이 아니라, 사고를 바꿔주는 글이어야 해."
  • "이건 GPT를 전략적으로 써본 사람이 대상이야. 그냥 사용기가 아니야."
  • "내가 정하고 싶은 카테고리는 전문가가 아니라, GPT를 써봤고 이제부터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직관적으로 닿아야 해."

이런 맥락을 먼저 설명하면, GPT도 다시 그 흐름에 맞게 제안 방향을 바꿨고, 그 과정에서 나도 질문을 더 또렷하게 구성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내가 먼저 맥락을 정리해주면, GPT는 다시 그 구조에 맞춰 응답을 바꾸었고, 그 과정에서 나도 내 질문을 더 명확하게 다시 구성했다.

 

이 흐름은 단순한 표현 조정이 아니었다.

  • 처음엔 질문이 막연했고
  • 그러다 GPT의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았고
  • 그래서 내가 질문의 맥락을 먼저 정리하기 시작했고
  • 그 구조를 GPT가 이해하고 응답을 바꾸면
  • 나도 질문을 더 구조화해서 다시 묻게 되었고
  • 그 결과, 질문도 이름도 모두 정리되었다

그 흐름 속에서 정리된 이름이 바로 이거였다:

GPT, 쓰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 것들

그 이름을 붙이고 나서야 알았다. 내가 붙이고 싶었던 이름은 애초에 '정답'이 아니라 '흐름'이었다는 걸.


문장을 고친다는 건, 결국 사고를 정리한다는 뜻이다

문장을 다듬으려면, 그 문장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내가 뭘 말하려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문장을 고친단 말인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장을 고쳐보려 애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된다. 처음엔 막연했던 의도가 문장을 조율하면서 또렷해진다.

GPT에게 "좀 더 부드럽게"라고 말하는 대신, "조금 덜 단정적으로, 하지만 여전히 명확하게" 같은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건 이미 내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자꾸 문장을 고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질문을 구조화하게 된다.

이게 바로 GPT를 쓰면서 문장을 고친다는 것의 진짜 의미다. 결과물은 텍스트지만, 바뀌는 건 사고의 틀이다.


마무리하며

GPT를 잘 쓰고 싶다면 문장을 고쳐달라고 자주 말해보면 된다. 그런데 정말 잘 쓰고 싶다면, 왜 고쳐달라고 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처음 GPT를 써보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써줘' 같은 요청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다면, 요청을 조금 더 구체화해 보자. 예를 들어:

  • "조금 덜 딱딱하게, 하지만 핵심은 유지해줘"
  • "처음 보는 사람도 바로 이해할 수 있게 바꿔줘"
  • "같은 말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리해 줘"

그렇게 말해보면, 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표현이 더 맞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문장은 단지 표현의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문장을 다듬는 과정은 그 도구를 넘어서 사고의 흐름을 드러내고, 다시 정리하게 만드는 과정이 된다. 결국 문장을 고친다는 건, 질문을 고치는 일이고, 사고를 고치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