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예측과 추천 사이에서 – AI 도입 판단에 활용한 GPT
1. AI 도입은 ‘판단의 길이’에서 무너진다
AI 도입은 기술적으로는 그리 어렵지 않다.
정작 복잡한 건 무엇을 도입할지, 왜 그것부터 해야 하는지를 내부적으로 정리하는 일이다.
조직에서는 보통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 현황 진단 – 데이터 자산과 인프라 상태 점검
- 문제 정의 및 목표 설정 – 해결할 과제를 명확히 언어화
- 솔루션 리서치 및 벤치마킹 – 유사 사례 조사 및 기법 검토
- 기획 및 구조 설계 – 필요한 데이터, 모델, 팀 리소스 정리
- 사내 보고 및 의사결정 – ROI, 리스크, 우선순위 정리
- PoC 및 MVP 테스트
- 정식 구현 및 내재화
이 흐름은 현실적인 접근이지만, 많은 조직이 3~5단계에서 멈춘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 리서치와 분석에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고
- 판단 기준이 애매하거나 불충분하고
- 감에 의존해 방향을 잡는 일이 많다
2. 도구를 활용해 판단을 앞당겨본다면
AI 도입 과정에서 특히 3단계부터 5단계까지는 전략적 판단과 정성적인 요소가 얽혀 있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쉽게 흐릿해질 수 있다.
최근에는 대화형 AI 도구를 활용해 이 구간의 흐름을 사전에 정리해 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이 도구들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생각을 정리하고 비교할 수 있는 틀을 빠르게 잡아준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해 볼 수 있다:
“커머스 환경에서 AI를 도입할 때, 수요 예측과 추천 시스템 중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까?”
이 질문은 GPT와의 대화 흐름을 여는 출발점이 되었고, 이후 다음과 같은 구체적 의문으로 이어졌다:
“수요 예측이 가능하려면 하루에 최소 몇 건의 주문 데이터가 필요할까?”
“추천 시스템은 상호작용 로그가 희소한 상황에서도 유의미하게 작동할 수 있을까?”
“딥러닝을 쓸 경우, 시계열 예측에서 정형 데이터를 얼마나 더 확보해야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까?”
“협업 필터링, 행렬 분해 기반 추천은 머신러닝인지 데이터마이닝인지? 실무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나눌 수 있을까?”
기존 방식이라면 이 질문들 각각에 답하기 위해:
- 관련 데이터 요건 파악
- 적용 기술별 장단점 정리
- ROI 추정 및 KPI 설계
- 유사 기업의 사례 조사
등이 필요하고, 이는 팀 단위 기획/데이터/엔지니어 협업 없이는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생각 흐름을 정리하고, 비교 기준을 만들고, 사례를 수집하는 일까지 AI 도구를 통해 몇 시간 안에 구성할 수 있다. 특히 내부 보고나 실행 전 논리 구성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다만 이 사례는 데이터 분석과 프로그래밍 경험이 있는 담당자가 주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질문을 정제하고 도구의 응답을 맥락에 맞게 해석하며 핵심 논리를 추려내는 능력은 전제가 되었다. 다시 말해, 이런 방식은 단순 자동화가 아니며, 도구의 효과는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력과 해석력에 달려 있다.
즉, AI는 기획자의 생각을 대신하진 않지만, 이미 갖고 있는 사고를 빠르게 정리하고 구조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3. 실제 사례: "수요 예측(시계열 분석) vs 추천" 분석한 흐름
도구를 활용해 정리한 흐름은 다음과 같았다. 단순히 대답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어떤 전제가 필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중요한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하나씩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예상보다 '조직 내부 설득력' 같은 요소가 중요한 기준으로 포함되었고, 감에 의존하던 비교 기준들이 실제 언어로 정리되었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은 비교표가 만들어졌다:
항목 | 시계열 분석 | 추천 |
요구 데이터 | 연속성 + 대량 | 상호작용 로그 (희소해도 가능) |
피드백 속도 | 느림 | 빠름 (전환율, 클릭률 등 즉시 확인 가능) |
도입 난이도 | 상대적으로 높음 | MVP는 간단한 기법으로도 가능 |
내부 설득력 | 추상적 | 사용자 경험 향상이라는 구체적 언어 가능 |
여기서 핵심은 ‘추천이 더 낫다’는 결론이 아니라,
의사결정권자에게 설명 가능한 기준과 비교 구조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4. 바뀐 건 판단의 속도와 설득력
이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된 점은 명확하다:
- 생각을 정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었고
- 조건 비교와 리서치 정리가 동시에 가능했고
- 판단 구조가 분명해지니 내부 보고도 쉬워졌다
특히 아래와 같은 작업들이 훨씬 빨라졌다:
- 조직 내 보고용 초안 만들기
- 실행 전 가설 검토와 시뮬레이션
- 의사결정권자에게 제안 자료 정리하기
실행 전에 필요한 정리 단계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셈이다.
5. 결론: 판단을 위한 구조는 충분히 빠르게 만들어볼 수 있다
모든 조직이 AI를 당장 실행에 옮길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을 먼저 시도할지’를 정리하고 비교해 보는 단계까지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이 글의 사례처럼:
- 전략 판단을 빠르게 정리하고
- 초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 설득 가능한 구조로 요약해볼 수 있다
이제는 도구를 잘 활용하면,
기술 도입 이전의 ‘고민 시간’ 자체를 줄여주는 접근이 가능하다.
중요한 건 기술 자체보다, '왜 이것을 하려는가'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과 틀이다.